2박 3일 제주 여행Ⅰ(롯데호텔제주, 숙성도)
나는 환경의 날 기념식에 잠깐 참여한 뒤 뒤늦게 제주도로 온 워니를 델러 공항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운전해서 롯데호텔로 갔다...
그냥 이동만 했을 뿐인데.. 벌써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6시...
호텔에 체크인 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버벅거림이 있었지만
인포데스크에서 뛰어다니며 알아봐주고 애써준 젊은 청년...
고마워요.. 사랑니 뽑아서 한쪽 뺨이 부었던데...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호텔에 주차하고, 나와서 사진찍는 워니...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날씨도 너무 좋고... 푸릇푸릇한걸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바빠서 못알아보고 오다보니.. 롯데호텔에 이렇게 풀이 있는지 몰랐다...
수영복을 둘다 안챙겨왔는데.. 수영장에 눈을 못떼는 워니.. 방에 들어와서도 눈을 못떼는 워니..
그냥 반팔티랑 입고 들어가자니까 아무도 안입었다며 눈치 보여서 못들어간다고 했다.
깊은 고민하는 워니.. 그래봤자 답 안나오니 일단 밥먹으러 가자고 끌고 나왔다.
더클리프에 잠깐 들러줬다. 여기서 간단히 요기하고 밥먹으러 넘어가려 했는데
밖에 자리가 없기도 하고 노래가 너무 크게 틀어져 있어 시끄러워서 사진만 조큼 찍고 나왔다..
간단히 돌고 나오는 길에는 다 남기고 간 현무암 치킨이 있어서 맛이 없나? 했다.
다음에 시간 여유 더 있을 때 노을보러 와야지.
밥먹으러 간 곳은 숙성도... 예전에 제주도 왔을 땐 칠돈가에서 먹었었는데..
요즘엔 여기가 뜬다면서 워니가 찾아왔다. 전에는 더 작은 곳에서 했는데
돈 많이버셔서 새로 터를 잡아 건물을 세웠다 한다.
생긴지 얼마 안됐는지 깔끔했다.
도착했는데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먼저 했었다며, 화가 잔뜩난 워니
43팀인가 앞에 있어서 한참 기다려야 된다고..
제대로 안알아보고 와서 수영복도 밥집도 매끄럽지 않다고 쉬익쉬익 했다.
그래도 밖에 나와서 같이 노을 보다보니 생각보다 금방 테이블이 빠졌다. 40분? 한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노을이 너무 예뻤는데 갑자기 주변에 비료를 뿌렸는지 강력한 똥냄새가 났다.
가볍게 삼겹살 2개 시켜주고.. 밥도 시켜주고.. 맛있게 먹는 법을 정독했다.
처음 나온 삼겹살... 3덩이 반정도인데 읭 왤케 비계 많아요?
예전에 뉴스에 나왔던게 진짠가보군... 그래도 일단 먹어보기로 했다.
고기는 직접 구워주시고, 어떻게 먹으면 맛있는지 또 알려주신다.
삼겹살을 멜젓에 푹 찍어 살짝 구워주면서,
날치알을 올리고 백김치를 올리고.. 명이나물 쪼가리 같은 것 올려서 먹으면..
존맛탱구리다. 와~~ 맛있네~~~ 맛있다~~ 맛있었다.
중간에 흐름 안끊기도록 바로 2인분 추가로 시켜서 또 조져주고 나왔다.
둘이서 4인분 먹는거 정상 맞죠? 요즘 1인분 구람수 줄어서 논란 많잖아요?
정량 먹고 나왔고 8만원인가 나왔습니다?
나오니까 해가 져있었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낮에 본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 맞이해줬다. 예쁘네~
오자마자 수영장 타령하는 워니를 반팔티 입혀서 끌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야간에 이렇게 따땃한 온수풀에서 수영해보는게 둘다 처음이라...
30대가 될 때까지 우린 뭐하고 산걸까.. 둘다 어린이로 돌아가서
신나게 헤엄치고 놀았다. 애기들도 우리 기세에 밀렸을 것이다.
건물의 조명도 풀장의 조명도 은은하니 예뻤고 온수풀도 따뜻하니 좋았다.
나는 솔로지옥에 나왔던 덱스가 생각나서 따라해주었는데
워니는 내 손가락 고리를 끝까지 잡지 않았다.
이제와서 너가 내 손가락 고리를 안잡으면 어쩔거니?
한쪽엔 더 따뜻한 온탕? 도 있었다..ㅎ
둘다 신나게 놀고 폐장시간 가까워져서 방으로 들어갔다..
물에서 나오니 꽤 추웠다.
워니는 이번 여행에서 이 온수풀에서 놀았던게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다고 한다.
나와 함께한 10년 동안 이런데도 못데려와줬던게 새삼 미안했다.
나도 못와봤어서 처음 와보긴 했지만.. 그냥 좋으면서도 슬프기도 했다.
주변에 신나게 놀고있는 어린 친구들과 같이 공으로 같이 놀아주는 엄마아빠를 보며
나도 저렇게 좋은 곳에 데려와주고 놀아주는 아빠가 될 수 있을까. 과연 언제쯤 될 수 있을까 싶었다.
고생 안하고 편하고 쉽게 살고 싶다.